목요일 = 영화보는 날.
오랫만에 후배 S 원장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이번에 간 곳은 부산대 앞에 Cinus O2 영화관.
일단 6500원으로 티켓 가격이 저렴하고 - 통신사 카드 할인 천원을 받으면 더 싸다 - CGV 보다 화면은 더 크고, 부산대 앞이라 점심 먹고 노닥거리다 영화 보러 가기에 딱 좋았다.
오늘 고른 영화는 오우삼 감독님의 적벽대전.
목요일이고 낮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엔 꽤 사람이 많았다.
오우삼감독님의 영화이고, 양조위, 금성무 등의 초 호화 캐스팅에다가 800억을 들였다는 소문까지 듣고 나니 왠지 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영화는 생각보단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낚시에 낚였다는 허탈함도 동시에 느껴야 했다.
스토리는, 다들 아는 삼국지의 그(!) 적벽대전 스토리다.
백성들을 생각하느라 대패한 유비 군의 군사 제갈량이, 오나라의 손권과 그의 책사 주유에게 화려한 말빨로 동맹을 맺어, 조조와 전쟁을 치른다. 어리숙한 조조군의 장수를 추동해 수군의 병선을 서로 묶고 거기다 불을 질러 조조가 거의 죽을 뻔한 강렬한 스토리를 영화로 옮겨왔다.
오우삼 감독의 스타일을 생각하자면, 스토리 보다는 스타일, 그리고 클로즈업 장면들, 장엄한 음악이 떠오르는데, 과연 이 분이 규모가 큰 전쟁씬을 어떻게 소화해낼런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면서도 좀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장점과 단점이 너무 극명하게 드러나는 스타일이었기에, 홍콩판 '성냥팔이 소녀의 재앙(!)'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되긴 했다.
그러나! 기대를 거의 안했던 탓인지, 생각보단 꽤 볼 만 했다.
물론, 어설픈 근접 전투씬과 - 고등학생 알바들 아니었을까나? - 역시나 전쟁터에서도 날아다니는 흰색 비둘기, CG 필이 확확 나는 대단위 군사들의 이동과 뭔가 허접한 셋트들이 눈에 밟히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다.
그렇지만, 그의 특기인 1인 단독 대갈샷들과 슬로우 모션으로 펼쳐지는 일기토 장면들, 과감하게 불필요한 장면들을 확확 뛰어넘어가는 대범한 스토리 진행, 가끔 어이 없이 터져주는 유머 까지, 자신의 장점들을 잘 살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연, 이 영화에서 눈에 띠는 사람은 샤방샤방 꽃미소의 금성무님.
흰색 옷을 잘 차려입고 깃털 부채를 느긋하게 저으면서 한번씩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꽃미소를 날려주실 때면 정말이지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더라. 게다가 군사이니 만큼 직접 전쟁터에 나서진 않으니 흐트러진 모습 또한 보일 틈이 없었기도 했고 말이다. 예전에 금성무가 나오는 일본 드라마를 가끔 본 적이 있었는데, '얼굴이 꽤 넙대대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얼굴이 꽤 갸름해 보였던 건 아마도 수염탓이 아닌가 싶다. - 노홍철이 수염을 없앴을 때는 생각하면 아마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오나라의 책사 주유 역할을 맡은 양조위님.
카리스마는 여전하나, 어딘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헤어스타일과, - 핑클의 '약속해줘~'를 부를 때의 옥주현이 이런 머리스타일을 했었다 - 전쟁터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덕에 좀 꼬질해졌던 게 금성무의 샤방 파워를 이기기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조조 역할의 장풍의님!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은데..라고 느꼈는데, 영화 감상 후기 쓰느라 인터넷 뒤지면서 알게 됐다.
이 분!
패왕별희에서 장국영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패왕 역의 그 분이셨던 게다. +_+
낯설지 않은 웃음 속에 감추어진 강한 카리스마가 역시 조조 역할에 딱이라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은 - 내 마음속의 섹쉬가이 - 오나라의 손권 역할의 장첸 님.
해피투게더에서, 와호장룡에서, 그리고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일년까지.
그 촉촉한 눈망울을 기억하고 있던 나에게, 이 역할은 '이거 뭥미?'라는 느낌. 그리고 왜, 단독 사진은 없고 양조위 뒤에 서 있는 사진만 있는 거뇨!!!! 손권이 주유의 주군인데 ㅠ.ㅠ
아무튼, 주위에 꽃돌이들과 카리스마짱인 배우들이 넘 많았던 탓인 듯 싶다. 아직 남아있는 후편에선 더 제역할을 해주겠지? @_@
[브라운 아이즈] 벌써 1년
To Be Continued.....
마지막에 이 말이 나오는 순간, 뒤에서 들린 - 내 마음속의(?) - 소리. '낚였다'
올해 여름, 최고의 낚시영화에 낚이긴 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홍콩 배우들을 좋아하고, 홍콩풍 액션씬을 즐긴다면 강추!
개인적으론 별 세개.
ps 2편은 언제 나오는?????????
ps 이 영화를 보고 오신 모친, 금성무에 꽂히셨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