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개봉작이자 기대작 중 하나.
2003년, Love actually 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크리스마스나 연말 시즌이면 어김없이 한 편씩 나오는 - 어찌 보면 좀 뻔하지만 - 사랑에 대한 영화다.
사실 이 영화를 보러 간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제 포스팅을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 마냥 이쁘고 귀엽고 애기같은 - 최강희가 출연하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던 일우군의 영화 데뷔작이니까. ^-^
멀티플렉스인 CGV 에서도 단 1개의 상영관에서만 상영하고 있었기에, 이번 주를 놓치면 못보겠다 싶은 마음도 있었다.
스토리는, 뻔하다. :)
개기일식이라는 큰 행사에 얽힌, 네 쌍의 남녀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먼저 감우성 & 최강희 커플 - 부제는 Remember Me
지하철에서 졸다가
눈 맞은 만난 두 남녀.
꿈 속에 사는 듯 독특한 그녀이지만, 너무 사랑했었고, 우연한 열차 사고로 그녀를 잃은 뒤에도 그녀와의 추억을 잊지 못해 지하철 2호선을 운행하는 기관사가 되었다.
추억이 가득한 2호선을 떠나게 되는 날, 처음 만난 기차에서 3년전 그녀가 보낸 생일 선물을 받는다.
솔직히 이 영화의 메인 스트림은 이 커플이다.
그러나, 이 캐스팅 누가 한거야!!!!!!
동안의 여왕 최강희에 비해서 감우성은 너무나 삼촌스럽다. 강짱은 레이어드에 보헤미안 스타일을 충실히 지켜, 어려보이면서도 - 그래도 대학생이라고 하기엔 이제 나이가 좀 드었더라 - 독특한 느낌을 주는 데 반해, 학생처럼 보이려고 입힌 면티셔츠에 백팩도 그를 어려보이게 하기엔 너무 힘겨워보였다.
맛있는 음식에는 좋은 재료 뿐 아니라, 재료들의 조화도 중요하다는 거.
그치만, 이 커플의 이야기가 - 그나마 - 가장 참신하고 이뻤다.
야광 크레파스라는 독특한 소재가 조만간 유행할 것 같다.
두번째 사랑. 엄태웅 - 부제는 Hug Me
가슴에 가득한 사랑을 세상에 펼치기 위해 그녀와 이별하고 떠났던 그가, 6년전의 약속을 지키러 돌아왔다. 다른 가슴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 떠났지만, 정작 자기 가슴에 불은 묵묵히 지켜왔다.
떠난 이유도 모르겠고, 왜 그렇게 사는지도 모르겠고, 영화에서는 영 갈피를 못 잡는 역할이지만, 덥수룩한 수염과 완소 웃음과
침 흘리게 멋진 근육으로 영화를 환하게 밝혀주신 엄태웅님!
사실 고백하자면, 영화 중반까지 엄태웅이라고 생각을 못하고 이 분이라고 생각 했었다.
역시 나란히 놓고 보니까 어딘가 닮았다.(고 마구 우긴다 --;;)
이선균님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라, 목소리도 좀 더 굵고 발음도 정확해 졌네.." 라고만 생각했던 바보같은 나. ㅠ.ㅠ 그러다 영화 중반 넘어가면서야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어쨌거나 두분다 완소 훈남들이시니 내 착각은 그냥 안드로메다로 보내야겠다.
근데, 이 역할, 진짜 눈요깃감으로 넣은 거 맞지?
세번째, (너무 상투적인) 임정은 & 류승룡 커플 - Marry Me
잘 나가는 광고대행사 차장인 그녀이지만,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해 힘겨워 하는 선배를 좋아한다. 너무 구태스러워서 더 말하고 싶지 않은 커플.
진부함의 3요소를 그대로 다 갖췄다.
1) 잘 나가는
풋풋한 외모의 커리어 우먼이 수염슝슝
짱구아빠 타입의 아저씨스타일의 회사 선배를 좋아한다
2) 선배는
화가였던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한다.
3) 여자는 엉망인 남자의
집을 치우러 갔다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 아내의 흔적을 보고,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이 남자를 그만 놔주라'고 말한다.
-- 우리는 여기서 세 가지 정도의 구태스러운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3-1) 그 때 남자가 들어와서 '너 여기서 뭐하는거야?'
3-2) 여자를 거세게 밀쳐 여자는 쓰러진다
3-3) 그 때 액자 떨어뜨려 유리가 산산이 깨진다
이 시나리오 작가는 할리퀸을 너무 많이 봤던지, 아님 너무너무 생각하기가 귀찮아서 옛날에 보면서 좋았던 - 1980년대나 1990년대 초반쯤 - 스토리들을 짜깁기해서 쭉 이어붙인 것 같다. 물론, 이런 사랑 있을 수 있고, 그 마음이 너무 순수해서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치자. 그렇다고 해서 21세기에 꼭 이런 구태의연한 공식을 따라가야 꼭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 거, 그건 아니라고 본다.
심은하 닮아 이쁜 임정은을 보는 즐거움은 좋았지만 - 펫트 맥주병 들고 술주정하는 장면은 진짜 압권! - 군내가 솔솔 나는 스토리. 순수를 강조하다가 너무 고풍스러워져버렸다.
그리고 풋풋한 사랑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정일우 & 이연희 커플 - 역쉬 Love Me
새내기 때 처음 만난 선배에게 반해 버린 이연희. 복학한 그를 다시 만나면서, 작은 사랑을 시작한다.
아놔~ 이 커플도 너무 어색하다.
연기 초짜인 일우군을 이연희랑 짝지은 건 좋았다만, 딱 봐도 일우군이 더 어려보이지 않는가. 게다가 일우군은 진정
누나 킬러 연상에 사랑받을 타입이란 말이다.
차라리 이연희를 세상 모르는 어리숙한 연상녀로 등장시키고, 일우군을 사랑의 아픔이 있는 귀염둥이 후배로 설정했더라면, 어설픈 복학생 연기 - 복학생 컨셉으로 매번 입고 나오는 폴로티셔츠, 정말 너무 어색했다 -에 속쓰릴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게다가 약간 오버스러럽고 귀여움을 추구하는 이연희의 역할 - 소주 네잔 꺾고 부르는 허밍어반스테레오의 '하와이안 커플'은 너무 너무 깜찍하고 이뻤다 - 에 대비해서 더 어설픔이 돋보였다고나 할까.
비싼 메이커 옷도 좋지만, 잘 맞는 옷을 고르는 눈을 더 키웠으면 좋겠다.
전작 '청춘만화'에서도 뻔한 스토리와, 비싼 배우 - 김하늘 & 권상우 - 를 쓰면서도 나이에 걸맞지 않는 어설픈 모습으로 실망을 안겨주더니만, 역시 이 작품에서도 크게 발전된 게 없다.
1970년대 황순원의 '소나기'틱한 감성을 가지고 뭐라 하는 게 아니다.
순수한 사랑, 조건없는 사랑은 누구나 다 그리워 하는 감성 코드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꼭 이렇게 촌스럽고 구태의연하고, 역할만 봐도 딱 어떤 스토리가 나올지 뻔하게 흘러갈 필요가 있을까? 좀 더 관객들의 Needs를 생각해서 스토리와 컨셉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램.
다음 영화는 좀 더 재미난 스토리와 외모에 걸맞는 캐스팅을 기대해본다.
개인적으론 별 세개.
(그나마 일우군과 강짱 덕에 반 개 더 줬다)
불이 환하게 켜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기대했다가, 깜빡이 전구가 고장나 어딘가 모르게 어설픈 트리를 보고 피식 웃음을 짓는 느낌이랄까.
초보 연인끼리 보기에 딱 적당하지만,
솔로들의 가슴을 뎁히기엔 온기가 너무 미미하다.
개봉관도 적고, - 빠순이가 보아도 - 밋밋한 스토리 덕분에,
영화를 꼭 볼 마음을 가졌다면 서둘러 극장으로 달려가길.
ps. 사진의 출처는 모두 네이버 영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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