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은 가고 싶지만, 진지한 영화는 싫고,
게다가 실컷 웃고 나오면 기분 전환 하나는 확실할 것 같아서 고른 영화.
어김없이 퇴근 후의 밤 시간을 이용해서 영화를 보러 갔다.
작은 규모의 상영관이었지만 1/3 정도의 관객들이 자유롭게(?) 앉아서 감상하는 분위기는 이 영화와도 너무너무 잘 맞았었다.
[사진] 네입어
길어서 접어요오(게다가 스포일러 있슴!!!)..
영화는 꽤 재미있었다.
별 기대도 없었고, 사실은 어떤 내용인지도 전혀 모르고 갔었는데 엄청 많이 웃고 나왔다.
상황 자체도 어이없는데다가, 재미난 소품들을 적재 적소에 사용하여 억지로 웃음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정통파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스토리 자체는 심플하다.
크리스마스 이브, 내일이면 깬느 영화제에 상을 받으러 떠날 - 네다리 걸치고 있던 - 초유명일류여배우 예지원의 집에 들이닥친 네 남자 + 그리고 매니저. 한 남자가 우연한 사고로 죽으면서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90분간 - 예지원의 집안에서만 -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왠지 좀 낮익지 않은가?
우연한 죽음, 그리고 여러 남자들이 얽혀있는 집 안에서의 사건들.
2006년 개봉했던 - 최강희, 박용우 주연의 - '달콤 살벌한 연인들'이 팍~ 떠오르는 걸 느꼈다. 로맨스와 추리, 그리고 범죄물을 뒤섞은 황당하지만 신선하고 잼난 영화였었다.
게다가 영화 초반, 집으로 퇴근한 예지원이 TV를 켜면 '달콤 살벌한 연인들'이 딱 나온다.
식칼과 김치냉장고라는 낯설지 않은 소품들도 이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를 다 보고 검색해봤더니 '미녀는 괴로워' '연애의 정석' 등에서 수업을 마치고, 이번에 첫 영화를 찍은 감독님이라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뻔한 코드지만, 여성들이 즐겨 보는 만화나 소설에서 따온 듯한 장면들과, 섬세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집안, 그리고 여성이 주체가 되는 스토리 구성까지, 골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낯익은 조연들이 - 자칫 우습게 되기 쉬운 장면들까지 - 잘 받쳐주면서 영화는 의외로 재밌는 유머 코드를 보여준다.
역시 로맨스와 드라마, 만화 좋아하는 감독님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더구만.
게다가 영화를 위해 살 뺐다는 예지원 + 의외의 조합 임원희.
무지무지 진지한 표정이지만, 하나하나가 너무 어이없이 웃겨서 그 둘만 나와도 다음 장면들이 막 기대가 되는 귀여운 커플이었다.
연기력 있는 조연 하나하나가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잘 살펴본다면 아마 눈물 나도록 웃을 수 있을 거다.
아마 백번 말로 하느니, 한번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은 영화.
엽기 코드를 귀엽게 영화에 잘 버무려 낸 이 영화에서의 최고 주연은 아무래도 '동태'가 아닌가 싶다.
'달콤 살벌한 연인들'을 재밌게 본 당신이라면 당근 봐야 할 영화.
개인적으로는 별 세개 반.
ps 원작은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Serial Lover (1998) - 프랑스식 코믹잔혹극이라 한다.
아마도 설정은 따왔으되, 디테일한 면들은 국산일듯.
ps 나중에 DVD 소장 예정.
우울할 때 마다 보면서 웃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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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otica 2007/08/26 18:1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요새 느므느므 심심해서 혼자 극장에라도 갈까 했는데
이거 볼까나. 사실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 어쩌고저쩌고' 볼까도
했는데 혼자보긴 이게 좋을래나?
구름비 2007/08/27 11:40 편집/삭제 댓글 주소
아마 이게 더 나을 것이다.
진짜 정신없이 웃고 나왔어 ㅎㅎ